‘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겪고 있는 서울의 도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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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리단길, 연남동, 성수동의 사례를 중심으로
서여림(서울시립대학교 석사과정) | 세계도시정보 학생기자단
최근 들어 서울에 뜨고 있는 지역이 있다. 용산구 경리단길, 마포구 연남동, 성동구 성수동이다. 이곳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핫 플레이스(hot place)’이라는 것과 동시에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젠트리피케이션 이라는 단어는 1888년 ‘Memories and Proceedings of the Manchester Literary & Philosophical Society’란 문헌에서 최초로 등장하였지,만,01 현재의 용법으로는 1964년 영국의 사회학자 루스 글래스(Ruth Glass)에 의해 처음 사용된 것으로, 저소득 노동자와 그들이 살던 주거지가 중산층 사람들의 이입으로 대체되어가는 현상을 말한다.02

국내 최병현(2015) 저지대 빈민 지역이 고소득 신생 계층에 의해 대체 되는 현상을 일컫는 재활성화(revitalization)의 한 유형으로 정의할 수 있음
진찬종(2013) 젠트리피케이션은 중산층 가족들이 도시 내부의 낙후된 지역으로 유입함으로써 기존의 시설이나 주택 등이 개선되고 주거환경의 재 개발이 이루어지며, 이로 인해 지대가 상승하여 기존에 거주하던 도시 노동자와 빈민계층이 임대료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가는 일련의 현상들을 지칭
국외 미국주택 및 도시개발국(1979) 저소득 가구에 의해 점유된 근린이 고소득 가구의 복귀를 통해 재활성화나 재투자가 이루어지는 과정
Oxford American(1980) 젠트리피케이션이 부동산 가치의 증가를 일으키며 빈민을 축출하는 2차적 효과를 가지고 있는 중산층 가구의 도시로의 이동
American Heritage(1982) 중·상류 계층에 의하여 쇠퇴한 도시의 부동산, 특히 노동자 계층의 근린을 복구하는 것
Glen Harrison(1983) 미국과 영국 등의 선진 자본주의 국가 도심에 위치한 노동자계급 주거지에 중간계층이 자발적으로 들어가 자기주택을 스스로 개량하여 기존의 환경을 일신하는 동시에 그 여파로 인해 관련 지역의 원주거자가 이주(displacement)되기에 이르는 과정에 걸쳐 일어나는 현상
Hamnett(1984) 물리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으로 동시적 현상이며, 과거 노동자 계층의 근린이나 다인종적이었던 곳으로 중산층이나 고소득 집단이 침입하는 것. 많은 점유자의 주거지 대체나 이주 의미. 매우 노후한 주거 재고를 물리적으로 혁신하거나 재수복 하는 것

<표 1> 젠트리피케이션 정의출처: 박재은(2015), 「문화주도적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분석을 통한 도시재생정책 연구: 홍대앞 문화예술생태계를 중심으로」, 중앙대학교 예술경영학 석사학위 논문 재정리

 

우리나라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은 처음에는 지역을 재활성화 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용어로 사용되었으나, 최근 대기업 자본이 들어오며 기존의 예술가 및 상권을 쫓아내는 부정적인 용어로 사용된다.

그렇다면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왜 위와 같은 특정지역에서만 나타나는 것일까? 그리고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은 이 지역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까?

앞서 말한 3개의 지역(경리단길, 연남동, 성수동)을 대상으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의 원인과 지역에 끼친 긍정적, 부정적 영향을 살펴보려한다. 이를 통해 향후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대응하는 지역관리방안을 도출해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1) 경리단길

이태원은 1960년대부터 미군기지가 위치해 있어, 미군을 상대로 물건을 파는 근린상가가 입지해 있었다. 이후 1980년대에는 관광지로서 유흥업이 발달하였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가로환경조성사업이 실시되었다. 그리고 2000년대 후반 이태원은 이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서울의 대표 관광지이자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 그러나 이태원은 과도한 상업화로, 기존의 특색 있는 가게를 운영하던 영세업자들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쫓겨나고 그 자리에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들어서게 되었다.03

Image<그림 1> 경리단길 오베이리단길을 중심으로 주변지역까지 상점이 생겨나고 있다.(2015년 8월)

그리고 이들은 이태원 근처에 위치한 경리단길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경리단길은 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서 약 300m 떨어진 육군중앙경리단에서부터 하얏트 호텔 입구까지의 길을 일컫는다. 행정구역상 용산구 이태원2동 회나무길이다. 이 곳은 전형적인 주택가로서 옛 근린상가가 모여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2010년부터 근처에 위치한 이태원의 높은 임대료를 피해 상인들이 들어와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하였고, 술집, 카페, 옷가게 등이 들어서며 분위기가 변모하였다. 그리고 이태원의 이국적인 분위기와 함께 다양한 개인상점이 들어서있는 경리단길은 젊은 층의 입소문으로, 서울에서 가장 핫한 지역 중에 하나가 되었다.

Image<그림 2> 경리단길 초입구 모습2015년 8월

러다보니 자연스레 지가도 상승하였다. 경리단길 상가 평균 임대료는 2009년 전용면적 33m²기준 83만원에서 2014년에는 102만원으로 올랐다. 또한 매매가 는 2010년 3.3m²기준 3,108만원에서 2014년 5,426만원으로, 대로변 지가는 2010년 3.3m²기준 3,413만원에서 2014년 6,183만원으로 상승하였다.04 그리고 경리단길 역시 기존의 개성있는 개인상점들은 젠트리피케이션의 위협을 받고 있다.

2) 연남동

홍대는 홍익대학교 주변, 서교동·서강동 일대를 말한다. 이곳은 1950년대에 홍익대학교가 입지하고 1960년대 주거지가 형성되기 시작하였으며, 1970년대에는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실이 위치하였다. 이후 1980~1990년대에는 예술가들에 의한 음악, 미술 산업이 발달하여, 음식점, 카페, 주점, 악세사리 판매점, 클럽, 미술화방 등의 상업공간이 생겨났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서며 홍대는 예술과 문화의 대표지로서 서울의 대표 관광지이자 핫 플레이스가 되었다. 이에 따라 2002년 이후 과도한 상업화로 사업체수 및 지가가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했고, 홍익대학교 재학생 및 예술가 등의 거주인구는 감소하는 현상을 겪게 되었다.05 결국 홍대만이 가지고 있는 개성 있는 예술가들의 작업공간들이 대형 프랜차이즈의 음식점, 카페, 패션브랜드로 변모하게 되었다.

이후 홍대에 거주하는 학생 및 예술가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임대료를 가진 인근에 위치한 연남동으로 이동하였다. 연남동은 1970년대에 생겨난 단독주택지로, 최근 들어 음식점, 카페의 개인상점 및 예술 공방이 생겨나기 시작하며, 서울의 핫 플레이스 중 하나로 자리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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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어쩌다가게 외부모습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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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4> 어쩌다가게 입점해 있는 상점 위치도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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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 어쩌다가게 1층 마당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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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 양화로21길에서 바라본 연남동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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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7> 양화로23길에서 바라본 연남동2015년 8월

연남동의 상인들 역시 이곳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우려하고 있는데, 이러한 우려의 대안으로서 첫 번째 시도가 바로 ‘어쩌다 가게’이다. 어쩌다 가게는 마당이 있는 2층집을 개조해서 만든 복합 매장으로, 8개의 가게 및 작업실이 입주해있다. 이들은 방은 따로 사용하지만, 마당, 화장실, 주방 등의 공간은 공유하여 사용한다. 또한 임대료의 상승을 막기 위해 5년간 월세 동결을 조건으로 하고 있으며, 상인들 간의 커뮤니티도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상인들의 임대료 걱정을 덜어주고, 손님들에게는 매력적인 공간인 ‘어쩌다 가게’는 반응이 좋아, 연남동에 제2의, 제3의 ‘어쩌다 가게’를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06

한편, 최근 9월부터 마포구에서도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바로 ‘문화예술 관광·체험 비즈니스모델 구축 사업’이다. 민·관 협력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연남동 상권의 본거지인 홍대 앞을 대상으로 하여, 쇼핑 중심의 관광에서 문화·예술 인적자원에 기반한 대안관광으로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크게 ‘홍대 앞 대안적 관광사업’과 ‘문화 예술 오픈스쿨’등의 2가지 사업이 추진된다고 한다.07
마포구의 ‘문화예술 관광·체험 비즈니스모델 구축 사업’은 홍대의 상권을 더욱 강화하여, 연남동, 합정동, 상수동과 같은 젠트리피케이션 지역의 형성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아직은 시행 초기 단계라 홍대 앞으로 한정되어 추진되고 있으나, 향후 연남동까지 확산되길 기대해본다.

3) 성수동

성수동은 1960년대부터 공업단지가 들어섰다. 1990년대까지도 자동차 공업사, 구두, 가죽공장 등이 즐비해 있던 이곳은 2000년대에 들어 빈 창고와 공장이 늘어나고, 활력을 잃게 되었다. 최근 2012년부터 이런 성수동에 변화가 찾아왔다. 빈 건물에 젊은 예술가, 사회적 기업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며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것이다. 빈 공장과 창고에서는 패션쇼 및 전시회가 열리고, 단독·다가구 주택은 예술가들의 작업실, 갤러리, 음식점, 카페 등으로 변모하고 있다. 성수동이 급부상하게 된 이유는 저렴한 임대료 때문이다. 보증금은 33㎡ 기준 1000만~3000만원, 월세 50만~100만원으로 저렴하다. 또한 권리금이 없는 경우도 많다.08 그러다 보니 예술가 및 사회적 기업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신흥 상권도 형성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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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8> 성수동 조례 적용지역출처: “우리는 성동구를 지켜보고 있다”, 2015년 8월 5일 네이버뉴스)

성수동 역시 이곳이 유명세를 타면서 임대료가 상승하고, 예술가가 다시 떠나가는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동구는 ‘성동구 지역공동체 상호협력 및 지속가능발전구역 지정에 관한 조례’, 일명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의 입법을 선언했다. 2015년 9월 공포될 예정인 이 조례는 지속가능발전구역 지정과 주민협의체 구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특정 지역을 지속가능발전구역으로 지정하고, 이에 따른 지속가능발전구역 계획을 수립하도록 한다. 그리고 그 구역에선 ‘자율상생협약’이라 하여, 건물주와 임차인이 임대료 안정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한다. 또한 이곳에 들어오는 상점 수 및 업종도 조정한다. 주민협의체는 건물주, 임차인, 거주자, 사회적 기업가, 예술가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들은 지속가능발전구역 계획을 주도적으로 실행하게 된다.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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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성수동 구둣가게출처: http://blog.naver.com/x50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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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0> 성수동 창고출처: http://blog.naver.com/x502x/

서울에서 대표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겪고 있는 경리단길, 연남동, 성수동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경리단길과 연남동의 경우 인근에 위치한 이태원, 홍대로의 과도한 상업화로 인해 상권이 밀려 생겨나게 되었다. 성수동의 경우에는 주변지역의 상업화보다는 저렴한 지가 및 임대료와 더불어, 빈 공장 및 창고와 같은 그 지역만의 독특한 환경이 상권을 불러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의 사례를 통해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된 지역을 재생시켜주어, 활성화되고 상인들의 소득과 거주민의 소속감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에, 지가 및 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이 떠나게 되는 지역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측면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정적 측면을 해결하기 위해, 연남동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임대료를 동결시켰으며, 마포구에서는 지역단체와 협력하여 홍대 앞을 인적 자원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예술관광 체험 비즈니스모델 구축사업’을 추진할 예정에 있다. 또한 성수동은 마포구에 앞서, 지자체가 나선 첫 번째 사례로 ‘지속가능발전구역 지정’과 ‘주민협의체 구성’ 등의 여러 시도를 하고 있었다.

도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는 도시재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요소는 예술인의 집적과 문화 정체성이라고 말한다.

  • 01박재은(2015), 「문화주도적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분석을 통한 도시재생정책 연구: 홍대앞 문화예술생태계를 중심으로」, 중앙대학교 예술경영학 석사학위 논문
  • 02조명래(2013), 「젠트리피케이션의 이해」, 『월간 문화사회』, 2013년 6월호, pp.3-10.황준기(2015), 「문화주도적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에 의한 장소성 변화 연구」, 서울시립대학교 행정학 석사학위 논문 (재인용)
  • 03“구도심의 반란, 한국식 젠트리피케이션” 매일일보. 2015년 2월 16일
  • 04“구도심의 반란, 한국식 젠트리피케이션” 매일일보. 2015년 2월 16일
  • 05진창종(2013), 「홍대앞 주거지의 상업화 과정 및 특성에 관한 분석: 문화주도적 젠트리피케이션 관점에서」, 홍익대학교 도시계획과 석사학위 논문
  • 06“[서울, 골목길 탐구] 꽃미남‧꽃할배도 격의없이 노는 쿨한 거리 ‘연남동’”, 2015년 8월 9일 조선일보
  • 07“’홍대다움’ 되살릴 수 있도록 상생합시다 마포구, 젠트리피케이션 해소위해 ‘문화예술관광 체험 비즈니스모델 구축사업’ 추진”, 2015년 9월 10일서울 정보소통광장
  • 08“공장지대 성수동, ‘제2 경리단길’로 뜬다.”, 2015년 4월 20일 매일경제
  • 09“[더 나은 미래] 동네가 떠도, 동네를 떠나는 사람 없어야”, 2015년 7월 14일 조선일보
  • 10“젠트리피케이션의 ‘두 얼굴’”, 2015년 6월 29일 한국조경신문

 

 

 

(출처 : https://ubin.krihs.re.kr/ubin/cityis/city_instance_view.php?no=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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